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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총장 신일회       계명대학교 제12대 총장 취임식에 참석하셔서 저의 취임을 격려해 주시고 우리 대학교의 발전을 기원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시기에 불편하신 무더운 날씨지만 한여름 교정은 마음이 환해지도록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새 출발을 알리는 연두색 초록이 지난 지는 오래지만 뒤이은 진초록이 보여주는 번성의 의지는 비할 것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 계절에도 학교를 계속 만들어 주고 계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제가 계명의 가족 여러분께 이임하는 제11대 총장으로서 마음 굽혀 예를 표하고, 취임하는 제12대 총장으로서 첫인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젊고 유능한 후임자가 임명되었다면 좋았을 현 시점에 부족한 제가 또다시 학교 행정의 책임을 맡게 되어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동시에 저의 모든 개인적 결점과 기관장으로서의 단점을 다 포용하시고 저에게 학교의 책임을 다시 맡도록 하신 정순모 이사장님과 모든 임원님께 깊은 존경의 말씀과 아울러 맡기신 책무를 혼신의 힘을 다하고, 모든 계명인의 상호 협력으로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지만 먼저 이제까지의 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우리 대학교가 과거에 다양한 욕구의 분출로 혼란의 바다 위에서 침몰하기 직전에 있는 작은 돛단배 같았을 때나, 혹은 성서 이전 과정에서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계명 등불의 경제적인 존립이 풍전등화 같았을 때나 오로지 사무사(思無邪)의 자세로 학교를 몸으로 지키고 뜻으로 키워 오신 모든 계명 가족들께 한없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에는 우리가 역사적인 사명감으로 시작했으나 외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새 병원을 의료원 가족 여러분이 모든 어려움을 다 극복하면서 현실화했고, 최근에는 대구동산병원의 의료진이 코로나19의 환자 치료를 위해 고되고 위험한 일을 자원해서 실천함으로써 계명의 진취적이고 헌신적인 정체성의 본질을 전 세계에 모범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대학교 창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다양한 교육 및 의료 계획을 행정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기도로 격려해 주신 여러 국회의원님, 교육부 관계자, 역대 대구시장님들과 권영진 현 시장님을 비롯한 시청 및 관할 구청, 대구시의회, 구의회,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님과 도청, 도의회 또 교계, 교육계, 경제계, 언론계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어려웠던 우리 지역에 초가삼간 ‘미국약방’으로 미미하게 뿌리 내린 묘목 계명대학교가 모든 분의 격려와 기도 덕분에 자랑스러운 우리 지역의 큰 나무로 성장하여 국제 무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성서, 동산동, 대명동, 달성군, 칠곡군, 경주 등 여섯 개 지역 캠퍼스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교육 및 의료 책무를 다하고 있음은 큰 축복이며 여러분의 협력과 인내의 결실이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오늘의 상황은 ‘위기’라는 빛바랜 용어로 표현하는 길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와 공존할 것 같은 미래 시대는 인구 감소, 경제 상황 등 현재의 위기에 추가되는 다른 차원의 ‘위기’를 동반할 것이고 교육의 대개혁을 요구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일상화되거나 잠재의식 속에 남아 있을 각종 거리두기는 일반적인 거리두기로 변질되어 개인적인 인간 관계나 사회적인 상호작용이 많이 약화될 것입니다. 또 고등교육의 전통적인 내용과 방법, 인력과 시설 및 교육과 비용에 관한 질문들, 본질적인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시대적으로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질문들이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고, 대학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진지하고 미래지향적인 답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더 심각하게는 학생이 타인을 배려하는 건강한 생명체로 성장하기보다는 원격으로 지식을 수집하는 유동적인 도구가 되고 개개인의 고유한 인간성 자체가 편의적인 기능성으로 타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핵가족 속에서 거의 혼자 자랄 청소년들이 거리 두는 군중 속에서 유아독존적이거나 소외된 비 구성원이 되는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계명의 제자 교육은 “인간 어느 누구도 혼자 존립할 수 있는 섬이 아니다”라는 사실 및 인간 모두가 각종 바이러스를 포함한 대자연 속에서 상호 연결되어 있는 작은 일부라는 겸허한 인식 교육과 모든 생명체의 터전이 되는 생태계 관리에 대한 책무감 교육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수-스승은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은 학문 탐구를 전제하는 참다운 석학 및 헌신 정신으로 제자를 지도하는 윤리적 현장 교육자가 되어 제자를 공동체적이고 직접적인 상호 관계 속에서 교육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교육만이 인류 문화가 필요로 하는 대학-인격체의 현실적인 중요성을 입증하고 실존적인 가치를 보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 우리 교직원 선생님들은 여러분이 우리 제자들이라는 사실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는 아직 자아를 구성하는 혼자만의 특성이 없습니다. 다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자아-바윗돌을 스스로 다듬어 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본관 앞뜰에 서 있는 푸른 청금석 라피스 라줄리 같은 자신의 보석 원석을 어떻게든 조각해서 이 세상에 하나뿐인 인간, 없어서는 아니 될 인물, 깊은 색채의 존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주위에 가족들, 선생님들,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은 다 조역입니다. 주어진 자아의 새로운 설계-건설자는 여러분 본인입니다. 경륜과 지혜를 쌓은 부모님과 학교 조역들, 특히 교수와 직원 선생님들의 가르침 속에서 스스로가 주역이 되어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나가기 바랍니다. 계명대학교에서 여러분이 개척해 나갈 이 길만이 여러분을 지성적, 감성적 함량의 인간으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21세기 인간이 믿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혁명인 것 같습니다. 만병통치약의 개발을 위해서 지금까지 세계화와 인력 교류가 적극적으로 추진되었고 그 결과로 국제 사회가 큰 혜택을 받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의 현실을 체험한 산업혁명의 강대국들이 미미한 생명체 앞에서 비참하게 부서지는 인간의 생명 조건을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산업혁명 자체만으로는 답이 될 수 없다는 사실과, 인간 생명이라는 것이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는 절망감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구제 불능의 상황을 탈피하게 해 준 것은 고도의 지능이 만든 최첨단의 기자재가 아니라 매우 국부적인 의료진이 실천한 섬김의 윤리 정신이었습니다. 그 외에 모든 것은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등의 변종이 인류 문명에 동반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계명 교육은 인간적 윤리성의 배양이 인류의 존립 자체와 산업적 생산성의 초석이라는 가치를 확인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 인사를 끝내면서 지난 30여 년 동안 저에게 보여주신 이해와 협력을 앞으로도 변함없이 보여주시기를 바란다는 간청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독특한 현상학적 환경 속에서 우리가 이루어 나가야 할 계명공동체의 성장은 아리스토텔레스와 사도 바울을 합친 총장이 등장한다고 해도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 법인 이사회의 보살핌 속에서 개개 계명인의 융합된 의지, 모든 비사의 결집된 노력으로 미래를 창안해 나가며 섬김과 가르침의 고등교육을 보전해 나가는 세계적인 기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계명이라는 교육 기관의 실존적 역사성을 깊게 인지하고 우리의 앞날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함께 하신다는 진실을 확신하면서 신념과 용기와 배려의 정신으로 세계를 향해 더 힘찬 빛을 다 함께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2020년 7월 7일 계명대학교 총장 신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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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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